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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4-04-20 (화) 23:22

ㆍ추천: 0 ㆍ조회: 710

ㆍIP: 61.xxx.126

[그리스도인의 생각들 1] 새벽
[새벽]

실연을 당하여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이 되어질 때에 사람은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스스로 깊이 생각하게 된다. 온 세상에서 단 하나가 되어 버린 듯한 외로움과 보고픈 존재에 대하여 볼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깊은 아픔과 괴로움은 또 하나의 굴절된 슬픔이다. 아픔을 통하여 비로소 자신이 버림을 받아야 했던 이유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게 되고 이제는 버림 받지 않을 다른 방편의 존재로 변해간다. 이를 성숙이라고 말함은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 속에서 시간의 요소와 함께 깊이 숙성되어진 생각의 틀이 하나 더 생겨졌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못할수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간관계의 방법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겠고, 과거에서 빨리 벗어날수록 인간관계에 대하여 또 하나의 채널을 더하는 것이겠다.

죽을병에 걸려 자신의 몸 안에서 죽음이 진행되어가고 있는 동안에도 대개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고통이 더하여지고 손과 발에 힘이 빠지며 소화기능이 현저히 약해지면 마지막 몸부림을 치면서 하나님과 타협을 하기에 이른다. “나를 살려 주시면 이렇게 이렇게 하겠나이다.” 그래도 죽음이 더 진행되어지면 추가적으로 “나를 살려주시기만 하면 저렇게 저렇게 하겠나이다.”가 추가되어진다. 만약에 살아나서 약속을 지키게 된다면 그야말로 거지가 되고 말 것이겠고 전도자가 되어 자신과 자신의 가정의 생활은 도무지 못할 지경이 되어버리는데도 그저 하나님과 타협하기 위하여 처절한 몸부림으로 언약을 남발한다. 살아나도 걱정이다.

이른 새벽,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난 후에 교회 문을 열고 나아서 길을 걷는 동안에 뺨에 부서지는 차가운 새벽공기의 싱그러움으로 일순 몸을 부르르 떨다가 다시 어깨를 쫘악 펴며 가슴에 힘을 주고 폐부가득 싱그러운 공기로 가득 채울 때에 온 몸에 느껴지는 활기. 온 몸의 세포하나 하나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듯한 쾌감은, 지난밤에 사랑하는 이와 나누웠던 비릿한 쾌감과는 전혀 다른 쾌감이다. 온 몸 가득 전해지는 쾌감은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자신감을 더하여 주고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잔잔한 감동과 함께 내게 주어진 선하고 복된 일에 대하여 열심을 일으키게 한다.

사위가 조요하고 아직 움직이기에는 이른 시간에 평온하게 잠들어 있을 내 민족. 내가 지나치고 있는 길 좌우편에 아직 꺼지지 않은 가로등의 불빛 사이로 간간히 켜져 있는 불빛과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소리를 들으며 내가 내 민족과 내 국가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저 위에 계시는 하나님께 내가 이루어 바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삶의 현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 참된 행복이다. 이는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도 없는 내 행복이며 내 존재에 부여되어진 숭고함이다.

[주님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