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트 PHP 홈빌더 스킨 ::: high skill web-board

ㆍ작성자	럭키맨
ㆍ작성일	2003-08-27 (수)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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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220.xxx.170

장수에 있는 폐교 수분분교 답사
장수에 있는 폐교 수분분교 답사

오늘(2003년 8월 27일, 수) 오후에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돌아오는 찻길은 너무 얼 척 없었다.
장수에 있는 폐교 수분분교에 대한 홈페이지 사진은 너무나 좋은 모습이었다.
슬라브2층 건물에 학교 건물 밑으로 모래와 잔 자갈이 있었고, 그 앞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으니, 장수하면 산골일 것이고, 그러니 누가 보아도 山水가 어우러진 장소가 아니었겠는가.

쌩 판 몰랐던 그 수분분교는 장수에서 남원 가는 길로 5, 6km 가다보면 수분령이라 부르는 고개(해발480m)가 있었는데, 그 고개 마루턱에 있는 휴게소에서 옆길로 들어가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었다.

찾아가며 들판으로 가지 않고 산 속으로 가기에 이상하다 홈페이지의 사진과는 다른 곳에 있구나 했었다.
그러나 학교 가는 길, 산봉우리 길을 힘들게 올라가 교문에 들어서 살펴보니 홈페이지에서 봤던 그 모습과 똑 같았다.
그런데 왜 사진에는 모래가 있고 자갈이 있으며 물이 흐르는 시냇가가 있었을까?
때마침 쏟아지는 빗속에서 우산을 받치고 잠시 생각해봤는데~
세상에, 그러니까 그 사진은 비온 뒤 운동장이 물 속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흐이구~

장수교육청 홈페이지 관리자가 누구인지 몰라도 재미있는 분이었다.
누가 봐도 흐르는 시냇가에 있는 학교로 봤지 그걸 보고 산꼭대기에 있는 학교라고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북에 있는 교육청 홈피를 다 뒤져 폐교를 찾아 봤으나 장수교육청처럼 사진까지 올라와 있는 모습은 보질 못했다.
그걸 보며 '야! 이 홈피 관리자는 정성이 대단하구나.'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얄밉다. 그러면서도 피식 웃음이 난다.
같이 간 분과 점심을 먹으며 '완전히 속았다'고 했더니 그래서 현지답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했다.

같이 간 분은 전에 장계에 계시다가 지금은 무주에 계시는 목사님이었다.
그래서 그 지역 지리는 빠삭하게 알고 있는 줄 알았으나 그 분도 거긴 초행이라고 했다.
감사한 것은 이른 아침에 '나 지금 장수 간다'는 연락을 받고 바로 뒤이어 연락오길 교인이 소천했다고 연락이 왔다 한다.
그래서 초상을 치르게 되어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내 주었으니 감사한 것이다.
그 분 성격에 처음서부터 마칠 때까지 초상 마당을 다 관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두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교인이 초상났을 때 염하고, 입관하고, 발인하고, 하관 하는 모든 절차를 말이다.
지금은 그걸 전문으로 삼고 사는 사람이 있고, 그래서 장례식장에 연락만 하면 일사천리로 처리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목회 현역에 있을 때만 해도 시골에서는 목회자들이 처리했었다.
나는 전도사시절 시무했던 신태인제일교회에 있을 당시 초상 마당을 리드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확실히 배워두었었다.
그 교회에 어느 장로님이 계셨는데 그 분이 입관하는 것이나 모든 초상마당 절차에는 빠삭 하셨는데 그래서 그분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 두었었다.
초상 소식을 듣고 달려가 시신을 염하는 방법에서부터 시신에 옷 입혀 입관하는 것, 발인 및 매장하고, 마지막으로 유족들 위로하는 순서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했기 때문에 교인들이 놀랬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나이는 30대 초반이었으니까 말이다.
젊은 분이 어찌 그리 잘하느냐고 했었다 한다.
그래서 나이 먹은 교인들이 종종 말하길 '목사님! 어디가지 말고 나 죽으면 꽁꽁 묶어 잘 묻어 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40이 되던 해에 교통사고를 당해 그 교회를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얘기가 옆으로 흘렀지만 본론으로 돌아가겠다. 교인 초상마당을 두고 무주에서 장수까지 와주신 그 목사님이 감사해서 오늘 내가 점심 쏠 테니 장수에서 엄지인 음식점으로 안내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웃동네 장계로 가자고 해서 장계에서 보신탕으로 엄지라는 '할매'집에 가서 잘 먹고 왔던 것이다.

이제 폐교답사는 정리가 된 것 같다. 집사람이 등 떠밀어 장수까지 다녀왔으나 얼 척 없는 일만 당했으니 내가 생각하는 그 곳을 염두에 두고 일을 처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