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군 생활과 면회
 
새벽잠에서 깨었을 때는 가쁜 했으나 오전 활동 후 익산 팔봉 [사랑가득 재가장기요양기관]에 와서 움직이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지난 주말(2008.9.27, 토-2008.9.28, 일)을 이용해 강원도 양구를 다녀왔더니 피곤이 이제 엄습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나, 거기까지 다녀온 이유는~
군 복무중인 우리 큰아이 면회를 다녀왔다. 모 사단 보급수송대대에 근무 중인데 11월이면 전역이지만 자대복무 중에 한 번도 가족면회 하지 않았기에 다녀온 것이다.

나의 장애를 이유로 병역면제 신청했으나 3년 뒤에 불가판정 받고 입대한 녀석이다. 그러니까 금년나이 26살로 세 살 어린아이들과 동기가 되어 군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 1학년 때 휴학 시키고 해양경찰에 지원입대 시켰다. 해경을 훈련시키는 진해 해군훈련소까지 데려다 주었건만 1주 후 집에 나타났다. 놀래서 알아보니 알바하며 무거운 짐 들다가 어깨가 삐끗했다는데 금이 가 있어 신체검사에 걸려 ‘고향 앞으로 가~’ 판정 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랬던 녀석인데 그 후 신체검사 1급 받아 보병 입대한 것이다. 복학하지 않고 있던 그 3년 어간에 운전 하다가 대형면허를 땄기에 운전병이 되어 입대했던 것이다.

입대한 후 우리 군대가 해외파병 러시를 이루게 되자 레바논 동명부대원이 되어 지난 1월 파병되었다. 6개월 근무 마치고 8월에 귀국 했으니까 11월이면 제대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자대근무 중에는 식구들의 면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큰 맘 먹고 다녀왔다.

둘, 네비게이션
갈 때 완주 고산 [사랑이 가득한 집]에서 새벽6:30분에 출발해 전주 거쳐 양구 부대까지는 약 7시간 걸렸다. 올 때는 다음 날 오후 2시쯤 출발해 전주 거쳐 완주 고산에 도착하니 자정이 되어 있었다. 10시간 걸렸던 이유는 춘천 모 모텔 주차장에 세워 두었던 자동차에 도둑 들어 네비게이션 cd 카드(메모리카드)를 훔쳐갔기 때문이었다.

나는 13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길치가 되었고, 사람을 잘못 알아보는 눈치가 되었다. 그래서 몇 전 부터 자동차에 네비게이션을 설치해 길치를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양구 죽곡리에 있는 부대까지 갈 때는 네비~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그러나 올 때는 네비~ 메모리카드를 도둑맞아 길치인 나는 고생 많이 한 것이다.

①메모리카드 도둑 당하게 된 경위
양구 죽곡리 부대에서 면회 신청하여 양구읍에 데리고 나와 점심 사 먹이고 하룻밤 쉬도록 하고, 난 친구(전방 모 부대 주임원사)를 만나려고 춘천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 친구는 부대 훈련 중이라 만나지 못했고 부인을 찻집으로 불러내어 만나봤다. 친구 만났더라면 그 친구 집에서 잤겠지만 친구부인 혼자 있는 집에 남정네가 들어갈 수 없어 난 모텔에 투숙했다. 모텔 주차장에 자동차 주차해 놓았는데 밤새 도둑이 들어 자동차 내부는 전혀 이상 없었고 네비~ 카드만 빼내어 간 것이다. 그 모텔까지는 네비~ 의지해 갔으며 아침에 나오면서 보니 작동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도둑 당한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②눈뜬 봉사
네비~가 기능 발휘하지 못하자 나는 눈뜬 봉사였다. 그래서 내려오며 영동선에서 한 차례, 중부선에서 또 한 차례 헤맸던 것이다. 결국 장~ 장, 10시간을 운행했던 것이다. 건강할 때 운전솜씨를 생각해 봤다. 어디든 말만 듣고도 이리저리 묘하게 결국 찾아갔던 나였는데 이젠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셋, 군복무 양호
위병소에 다다르자 부대원 들이 우리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마운 것은 상황실에 면회접수 보고가 들어가자 주번사관이 위병소에 마중 나와 주었다. 그 주번사관은 여군중위였다. 그만큼 인정받으며 양호하게 군복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대를 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자동차로 부대내부를 돌아보도록 했다. 그리곤 상황실에 안내되어 차를 대접 받았으며 여러 대화 나누었다. 여러 칭찬과 함께 군 생활 잘하고 있다는 말이었고 알아보니 그 여군중위는 중앙대출신이라고 했다.

넷, 부대 돌아본 소감
군 현대화 하고는 전혀 상관무였다. 물론 장비의 현대화는 이루어져 있겠지만 복지 측면에서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보급부대이기 때문에 훼바지역에 위치한 부대여서 그런 모양이었다. 30년 전 내가 하던 부대 환경과 다를 바 없었다 내무반에는 가보지 않았으니 내무생활에 대해선 모르겠다.

다섯, 배후령 고개
양구와 춘천을 이어주는 고개가 배후령이었다. 양구에서 춘천 오고가며 두 차례 그 고개를 넘나들었다. 난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군 복무했다. 당시 회자 되는 말이 있었는데 강원도지역으로 팔려가는 졸병들이 하는 말~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죽겠네” 인제, 원통지역으로 배속 받아 팔려가는 신참 졸병들이 하던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산새 험해 고생 심했다는 말이 되겠다. 그 ‘인제’와 ‘원통’ 중간 지역이 ‘양구’였다.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해 보니 배후령 오봉산은 779m였고 배후령고개는 500m로 나와 있다. 험하긴 험했다. S자 코스는 말할 것 없었고 8자 코스에 운전하기에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 길이 모두 4차선으로 확장 포장되어 있었다. 30년 전을 생각해 보자. 비포장에 1차선이었던 것이다.

이제 11월 중순에 전역하게 되는 이 녀석은 전역날짜에 맞춰 그동안 밀려 있는 휴가를 25일 받아 10월 중순에 휴가 나오게 된다. 부디 남은 군 생활 잘하여 명예롭게 전역하기를 바라면서 여기서 줄이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13년 전 교통사고로 장애 심해 교회강단 떠난 목사인데 무임목사의 특권 맘껏 누리고 있다는 것을 밝혀 둔다. 주일예배는 양구 반석교회 예배에 참석했으며 점심도 얻어먹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