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트 PHP 홈빌더 스킨 ::: high skill web-board

ㆍ작성자	럭키맨
ㆍ작성일	2004-02-03 (화)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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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220.xxx.164

50넘은 총각이 20대 중반의 처녀에게
50넘은 총각이 20대 중반의 처녀에게 어제(2004년 1월 28일, 수)는 경기도 용인에 다녀왔다. 목회를 쉬고 있는 선배목사님을 찾아뵙고자 다녀왔는데 우리대학원 동료 한 분 내외와 같이 다녀온 것이다. 그 동료는 우리대학 구내서점을 경영하는 분이다. 그런데 재밌었던 일은… 경기도 용인에서 전주까지 긴 자동차여행을 끝내고 서점에 들리기 직전에 꾸민 일이 너무 우스워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대학원 동료 중에 우리대학에 근무하는 직원이 한 명 있는데 이제 설 지났으니 50을 넘긴 늙은 총각이다. 그리고 우리대학 구내서점에는 서점직원으로 20대 중반을 넘긴 처녀가 한 명 있다. 얘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용인에 같이 다녀온 대학원 동료인 그 서점 사장에게 내가 말했다. 서점직원 처녀에게 다음과 같이 하도록 말이다. 그 서점직원으로 하여금 늙은 노총각에게 전화하여 '지금 서점에 아무도 없어 심심한데 오셔서 저녁한끼 사달라'고 하도록 말이다. 학교에 도착한 우린 재빨리 서점에 들어가 책 꽃이 뒤에 숨어 다음 진행상황을 지켜봤다. 시간을 체크했는데 서점직원이 총각에게 전화연락 한 시간이 5시50분이었다. 놀랬다. 평소 행동이 좀 느린 그가 딱 10분만에 나타난 것이다. 나와 서점 사장 내외, 셋이서 그 광경을 숨어 지켜보며 키득키득, 욱~ 하며 웃음을 참느라 배가 아팠다. 결국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하며 나타났더니 그 총각은 겸연쩍었는지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 처자는 웃으며 말하길 '시키는 대로했을 뿐'이라고 하더니 시간이 퇴근시간이 되었으므로 곧 바로 미련 없이 퇴근해 버렸다. 늙은 총각에게 미안했다. 마음에 상처가 얼마나 컸겠는가. 내가 말하길 '이런 일 당하지 않으려면 빨리 장가가라'고 충고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 장난은 너무 심하게 골려 먹은 것 같아 미안하다. 그 서점 내외는 거기에 한술 더 떠 말했다. 우리대학원에는 알고 지내는 총각이 40대와 30대, 둘 더 있다. 그러니까 우리대학원에는 30대와 40대 50대까지 총각이 골고루 있는 것이다. 서점사장 내외가 말하길 '그들 모두에게 똑 같은 내용으로 연락해 누가 제일 먼저 도착하는가를 체크해 볼 것인데 아쉽게 됐다'고 했던 것이다. ㅋㅋㅋ 그리고 또 재밌었던 일은… 숨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배를 움켜쥐며 웃음을 참느라 얼마나 힘을 썼던지 나도 모르데 뽕~ 방귀를 뀌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소릴 동료가 들었던 모양인데 그가 말하길 '김목사님은 웃다가 방귀까지 끼었다'고 말했으니 얼마나 재밌는 일이었겠는가. ㅎㅎㅎ 생각해 보라. 50넘은 총각이 20대 중반의 처녀에게 애매 모호한(?) 전화를 받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겠는가. 그런데 그 전화가 자신을 골려 먹기 위한 전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맛본 실망감이란 또 어떠했겠는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며 살아야 할텐데 어제는 너무 심한 장난을 쳤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 부디 원숭이 띠 금년에는 이상의 총각들이 속히 가정 꾸리기를 빌어 마지않으며 오늘(2004년 1월 29일, 목) 글 쓰기는 이걸로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