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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 목사
ㆍ작성일	2004-02-21 (토) 13:19

ㆍ추천: 0 ㆍ조회: 867

ㆍIP: 61.xxx.238

[보수 보수 하는데 보수주의가 무엇인가?]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를 말하라 하면, 누구든지 합동과 고신을 거론합니다. 합동과 고신을 설명할 때에 보수주의 교단이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주의 교단이라는 말입니다.

무늬만 보수주의가 있고 겉은 자유주의인 것 같은데 속은 보수주의가 있을 수도 있겠으며 겉도 속도 보수주의가 있을 겁니다. 이런 보수를 골수보수주의자라는 말로 빈정거리는 이들도 간혹 있습니다.

보수주의의 본산은 총신이며 고신입니다. 여기에는 개혁신학원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총신을 주로 말하기로 하겠습니다.

총신에서는 보수주의 신학사상을 가르칩니다. 보수주의신학사상이란 개혁주의신학사상이라는 말이지요. 위치상으로는 청교도 신학의 노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근본으로는 칼빈주의사상입니다.

총신에서는 신학의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신학의 방법은 경계를 정해 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보수주의란 신학의 경계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을 때에 따라 붙는 별칭이지요.

총신에서 가르치고 있는 신학의 경계점은 성경대로입니다.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데까지 가고 말씀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멈추어서 기다리는 자세를 말합니다. 마치 맹인을 인도하는 맹도견을 훈련하는 것처럼 멈추어야 할 때와 가야 할 때를 명확히 선 그어 주는 작업이 총신이 하는 일입니다.

1.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경계

자유주의 신학 군에 속한 성도와 보수주의 신학 군에 속한 성도는 행위 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주초를 허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를 가지고 자유주의이냐 보수주의이냐를 가린다면 이는 허약한 논리입니다. 왜냐하면 자유주의자 가운데에서도 주초를 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수주의자 가운데에서도 주초를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갈림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은 욥기서에 있습니다. 욥기서를 보면 확연히 구분이 되어집니다. 욥기서는 욥이 당한 질고를 통하여 인간의 절대한계의 영역에 도달하고 절대한계에 도달한 욥이 하나님을 찾고 또 찾으며 신음하는 과정과 욥의 세 친구와 변론하는 과정 속에서 절대한계 저 너머에서 나타나고 있는 신적인 지식의 정도가 개개인에 따라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를 밝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욥은 보수주의자이며 욥의 세 친구는 자유주의자입니다. 하나님을 지식하고 있는 정도가 제대로 되었는지 아니면 그릇되었는지 아니면 함량미달인지에 대하여 욥기 38장 이하에서 하나님께서 정리해 주시고 있는 말씀을 토대로 볼 때에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폭풍 중에 나타나시는 동작을 취하심으로 어지간히 노하시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욥과 세 친구의 이야기를 남김없이 듣고 계시다가 엉뚱하게 말하고 있는 욥과 세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시며 참다 참다 못하여 폭풍 가운데 나타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교통 정리해 주십니다. “무지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욥 38:2) 그리고는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내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욥 38:3)말씀하시면서 인간 지식의 한계 너머에 있는 만물의 이치에 대하여 대답해 보라고 공격하시면서 욥을 묵을 만드시고 있습니다. 어찌 인간이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한 번 곰곰이 살펴보십시오. 하나도 대답할 내용이 없습니다.

어지간히 욥을 묵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노하심이 풀리셨는지 이제는 욥의 세 친구에 대하여 노하십니다. “...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같이 정당하지 못함이니라” (욥 42:7) 정당하지 못한 말을 함부로 내어 놓고 있었다는 말씀이지요.

인간이 이러합니다. 자신은 하나님에 대하여 막힘이 없고 잘 안다고 하나 정작 하나님께서 변론을 들으실 때에는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욥은 하나님을 뵈옵고 난 후에 신앙 고백합니다. “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 없고 헤아리기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여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옵소서.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한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 (욥 42:3-6)

욥과 욥의 세 친구 엘리바스 소발 빌닷이 하나님을 뵈옵고 난 후에 엎드려 졌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욥의 손을 들어 주시며 욥을 제사장 삼아 주시고 욥의 세 친구에게 제물을 가지고 오도록 명령 하시고는 제사를 드리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욥의 제사를 기쁘게 받으시고 제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복을 주십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노하심을 받고도 살아 있게 되었으니 엄청난 복이지요. 이로써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하나님을 만난 곳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서 하나님과 화목하고 하나님께 복을 받아야 한다는 교훈이 남게 됩니다. 물론 이 전례는 아브라함 시대에서부터 전해져 내려온 교훈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들어서 아는 것과 만나서 아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의 신학은 어쩔 수 없는 보수주의로 가게 되어 있고 하나님을 만난 사실이 없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의 신학은 자유주의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2.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신학을 하는 경우.

하나님에 대하여 들은 바는 많이 있고 그래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스스로 생각할 때에 목사가 되어 봐도 괜찮겠다 싶어 신학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대개 이런 경우는 집안의 내력이 기독교 문화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런 경우에 있는 이들 가운데에서 자유주의 신학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어서 성경을 가르치는 위치에 놓이게 될 때에 가장 큰 문제가 하나님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입니다. 하나님을 만나 본 적이 없는 목사라면 자신의 지식의 정도를 따라서 가르칠 것이 분명합니다. 마치 욥의 세 친구들의 경우와 마찬가지가 되겠지요. 하나님을 만나 본 적이 없는 이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어찌 설명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그저 성경에 있는 대로 하면 되겠다고 말하렵니까.

성경은 너무도 확실하게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시 32:6) 하셨고, 잠언 8:17에서는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고 하셨습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을 찾아서 만날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학을 하고 설교를 통하여 하나님에 대하여 가르칠 목사가 될 사람이라면 “하나님을 먼저 만나야 할 것”입니다.

평생 하나님의 말씀을 입에 달고 살았던 나이 많은 엘리 제사장과 엘리 제사장의 지도를 받았던 어린 사무엘의 차이는 하나님을 만났느냐 못 만났느냐 하는 차이이지만 그 차이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옵니다.

제사장 가문의 문화권을 가지고 있으니 구태여 하나님을 간절히 찾아서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자위하고 있다면 그 생각 자체가 벌써 자유주의로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만나 본 적이 없는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에는 하나님을 만나 본 적이 있는 성도도 있습니다. 무능한 엘리 제사장과 어린 선견자 사무엘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지요.

하나님을 만나 본 적이 없는 목사가 하나님을 만나 본 경험이 있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설명해 주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일이 한국 교단에 가득합니다. 여기에서 자유주의자들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삼위일체론을 정립해야 보수주의 신학이 완성됩니다.

하나님을 만나서 부름을 입어 목사가 되었다면, 이런 이유로 총신에서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었다면 신학의 경계점에 대하여 구분 정도는 확실히 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지식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지식의 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식의 체계를 완성하여야 비로소 자신의 신학사상이 정립됩니다. 이 과정은 마치 작은 노끈으로 새끼줄을 꼬아 만들어 이리 저리 사려 놓은 것과 같은데, 꼬아 놓은 새끼줄을 다시 꼬아서 동아줄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 작업이 지식의 체계를 정립하는 작업입니다. 그 동아줄이 얼마나 실한가에 따라서 항공모함을 정박시킬 수 있는 동아줄이 되는지 아니면 거룻배나 간신히 정박시킬 수 있는 정도의 동아줄이 되는지가 나옵니다.

적어도 자신의 삼위일체론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정립해 놓은 삼위일체론을 펼쳐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는 것과 펼쳐내서 표현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바른 신학의 체계인지 아닌지에 대하여 검증을 받을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자신의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펴낼 수 있는 것이지요. 누구 앞에라도 당당히 펼쳐 낼 수 있는 정도의 신학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당당하고 단단한 목사가 된 것입니다.

이런 작업도 없이 어찌 평생 목사를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적어도 삼위일체론 하나는 뚫어지게 알고 있고 펼칠 수 있어야 바른 목회를 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지요.

말씀을 잘 쪼개고 감동을 주는 설교를 하고 있는데 “골 아픈 삼위일체론” 정도를 정립하지 못했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하는 목사가 있다면 이것 큰일입니다. 각종 이단에 빠져 있는 이단교도들은 그 정도 감동이 없어서 이단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신학의 경계가 없는 이단들의 경우에는 본격적으로 드러내놓고 자기의 말과 제 스스로 생각한대로 성경을 풀어대니 논리적이며 이해가 더 잘 되는 듯 하여 감동이 더 됩니다.

보수주의란 신학의 경계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수주의이며 신학의 경계점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일체의 신학은 자유주의입니다.

보수주의 신학은 믿음을 요구하고 자유주의 신학은 이해를 요구합니다. 이미 사상으로 굳어져 있다면 자신도 어쩔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을 잘 살펴서 아직 사상으로 굳어지지 않고 말랑말랑 할 때에 스스로 고치는 작업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적인 행태에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삶의 모델이 있습니다. 유대교에서는 탈뭇을 가지고 있고 개혁주의에서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용의 범위에 있어서 근대와 현대라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으며 이로 인한 문화 충돌이 있습니다.

과연 자신을 포함한 성도들의 삶의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어떻게 신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시각의 차이가 선명합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구원이나 아니냐의 차이로 귀결됩니다.

욥과 같이 절대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인간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에 하나님의 이치를 어둡게 하는 논리와 주장이 나오게 된다면 하나님께서 더 이상 침묵치 않으시고 진노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진노를 풀어 드릴 욥과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실존주의 신학자 케골은 종교적 실존을 이룬 인물로 구약에서는 욥을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꼽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못하는 본 교단의 목사들도 있다는 판국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못하는 목사가 죄의 공장인 인생이 하나님 앞에 죄를 득하게 되었을 때에 진노하시는 하나님과 인생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를 내세워 중보 해 주실 것을 호소할 수 있겠습니까.

성경대로 오직 하나님을 간절히 찾아서 하나님을 만나는 도리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보수주의입니다.